이번주 사업개발자 성장회고는 언더독스 사업개발자 허슬과정의 일환인 Zero to One 프로젝트의 과정과 결과를 정리하고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본업과 가장(남편, 아빠)의 역할, 바쁜 일상속에 시간을 할애하여 아이템 선정과 검증을 해보았던 6주 간의 시간이 의미가 큽니다.
가끔 학생,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강의와 멘토링, 컨설팅을 하는 사람으로서, Zero to One을 경험하지 않고 사업을 이야기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하기도 한데 이번 기회로 면죄부를 받은 기분입니다.
아, 물론 ‘채용실패’를 극복하는 솔루션을 제시했으나, 가설검증은 ‘실패’ 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검증과정은 성공과 실패로 구분되지 않고 나름의 의미와 교훈이 제시되기에 한번 이야기 드려볼께요!
Cohort 분석을 통해 이직 시장의 가능성과 Pain point 확인
AI 채용 플랫폼 기업의 사업개발 MBA를 수행하며, Zero to One 대상으로 취업시장을 선정하였습니다.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를 구분하고 대상자를 분류하였습니다.
단순히 고객유형으로 구분하지 않고 연령과 목적, Value Pool Sizing 추정을 위한 고객이 추구하는 핵심가치, 이상, 회피해야 할 상황, 기존 대안 등 잠재고객이 안고 있는 Pain과 Needs로 나누었지요. 그리고 시장 내 고객의 비중을 자료를 찾아보고 재구매 빈도를 Guesstimation 한 결과, 이직을 희망하는 시니어급의 인재 영역에서 수요가 높고 시장규모도 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경력자 이직 시장을 타겟으로 설정하여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채용시장에서 근원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채용 플랫폼에서는 2가지 유형의 페르소나가 존재합니다. 우선 플랫폼을 통해 후보자를 발하는 인사 담당자(임원)이 있으며, 다른 유형으로 채용 플랫폼에서 이력서를 등록하고 채용희망 기업을 발굴하는 구직자가 있습니다. 가검증의 대상은 비용 지불 주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설정하였으나 근원적인 문제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임원 △채용 담당자 △채용 희망자(타직종 전직) △채용희망자(경력직) 4명의 페르소나를 설정했지요.
우선 각 페르소나가 안고 있는 문제와 원인, 한층 더 깊은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페르소나가 가진 정량/정성적 특징과 필요, 고통을 다시 한번 짚어보았습니다. 이에 기존 솔루션이 페르소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내용과 한계를 재차 분석하고, 페르소나가 강조하는 가치를 정리했습니다.
여러 분석과정에서 도출된 결과물을 ‘관점도출’ 시트로 정리해보니 마치 매직아이처럼 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험을 했습니다. 아이디어를 도출할 때 그동안 마인드맵을 주로 이용하였는데, 사실상 충분한 백데이터를 머뭄고 있는 아이디어 줄기를 확보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또한 아이템이나 기술 중심, 단순 문제해결에 집중했더라면 단편적인 솔루션이나 쉽게 아이디어가 도출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동안 만났던 스타트업이나 예비 창업자분들이 이러한 고민과 경험이 있었으면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계시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번 기회로 저의 사업개발에 대한 관점과 앞으로 계획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사업화 검증을 위한 가설설정과 랜딩 페이지 제작
그동안 나름 순조로웠던 Zero to One 프로젝트의 위기가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변명이라고 한다면 우선 예상하지 못했던 (본업)과업들과 안일한 생각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강의내용과 스타트업 바이블의 XYZ 가설에 기반하여 사업가설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설이라고 해도 촘촘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가설이므로 정확하고 꼼꼼하지 않아도 돼”라고 스스로와 협상이 진행되어 “일단 해보자, 어떻게 결과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부족하지만 랜딩페이지도 몇 번 만들어 본 경험, 최근 카피라이팅 책을 몇 권 읽어 나름의 호기로운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나중에 결국 후회했으나 Zero to One 프로젝트의 전 과정들은 모두 상호 연계된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앞 과정에서 힘들게 고객이 안고있는 근원적인 문제와 대상을 확정하였으나 마케팅과 타겟 설정에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한편 처음부터 고객의 행동과 반응을 예상했습니다. 사실 ‘고객의 여정’ 관점에서 고객의 판단과 행동은 검증해보지 않고서는 알수가 없는데, 저의 머릿속에는 사전 신청을 잘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업검증 가설과 반하는 인식이 자리 잡혔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값을 도출해보고자 고객의 행동(스크롤 등)을 관찰하기 위해 구글 애널리틱스를 붙인 워드프레스 랜딩페이지를 만들었지요. 물론 워드프레스를 조금 쓸 수 있다고 급조해서 만들기는 했으나 컨텐츠 측면에서 전혀 후킹과 끌림, 구체성이 없었지요. 아무래도 15년 이상 공공기관이나 대학에서 일을 하다 보니 그럴듯하면 된다는 부정적인 습성이 투영되었나 봅니다. 급히 그래픽 툴을 활용하여 랜딩 페이지를 만들었으나, 다시 돌아보니 아쉽기 그지없네요.
예상했던 검증실패, 더 큰 문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
메타에서 광고 송출 5일차, 트래픽은 발생되고 있으나, CTR이 수준이 0.7~0.75%로 머물고 도무지 CTA는 일어나지 않았지요.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다시 랜딩페이지를 수정하고 광고 캠페인을 새로 짜는 것은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사업개발자의 입장에서 왜 검증이 실패했는지 돌아볼 시간이 왔습니다
제일 먼저 냉정하게 왜 문제인지 문제점들을 짚어보았습니다. 매주 꾸준히 회고를 작성하고 메모했던 내용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봤고, 문제를 도출하기 용이한 Fish Bone 다이어그램을 이용하여 실패 원인을 정리해보았지요.
내부적인 평가로는 정확한 문제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인사를 담당하는 지인에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이 짚어준 문제로 명확하지 않은 스크립트, 구체성 부족에서 관심 결여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왜, 힘들게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구상했는데, 고객에게 그 내용과 장점을 어필하지 못했을까? 아쉬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검증 실패를 확인하고 나서야 솔루션의 구체성 강화
자체 평가 및 인사 담당자 지인의 의견을 듣고 나서야 부족했던 구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정리하고, 예상 UI, 결과물을 작업하게 되었지요. 물론 이러한 작업과 고민은 추후 Zero to One 결과 발표자료에 활용하였으나 가검증에서 활용되지 못한 측면은 여전히 아쉬웠습니다.
대표님이 사업 추진을 사업개발자인 내게 묻는다면
사업검증을 실패한 원인으로 고객에게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재단 위에 올리지 못했다는 실책이 존재합니다. 인사 및 채용 실패로 고통받는 고객을 만나고, 솔루션을 설명할 수 있는 자료로 다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을 겁니다.
비록 마케팅 및 타겟 고객설정 등의 원인으로 검증은 실패했으나, 6주간 사업개발자로서 근본적인 원인과 고객의 추구가치, 고통을 고찰하고, 기존 솔루션이 제시하지 못한 대안을 체계적으로 고민했던 결과물이기 때문이지요.
어찌 되었든 사실 4~5주 동안 Zero To One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쉬움은 있으나 두려움은 없습니다. 도전하고 부딪히며 배운다는 것. 어쩌면 짜릿하고 아주 값비싸지만 의미 있는 수업료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조금씩 사업개발자로 향하고 있습니다 🙂